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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급은 3% 올랐는데 세금은 9% 올랐다? 직장인들이 뒷목을 잡는 이유 |
한 달간 열심히 일해서 받는 월급... 계좌에 들어오는 순간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생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월급이 올랐다는 뉴스를 들으면 한숨부터 나오지 않을까? 한국경제인협회가 4일 발표한 자료를 보니 그럴 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지난 5년간의 현실을 들어보니, 월급이 3.3% 오를 때 근로소득세는 9.3%나 올랐다고 한다.
도대체 뭐가 이렇게 되는 건지, 직장인들이 왜 자꾸만 쪼들리는 건지 차근차근 파헤쳐보자.
기업들도 깜짝 놀란 수치, 임금 상승과 세금 상승의 괴리
실제로 숫자를 보면 정말 기가 막힐 따름이다.
월 평균 임금 (5년)
352만 → 415만
세금+보험료 (5년)
44만 → 59만
2020년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352만7000원이었는데 2025년에는 415만4000원으로 올랐다. 5년간 평균 3.3% 상승한 거니까 진짜 미미한 수준이다. 근데 여기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월급에서 원천징수되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를 합친 금액이 44만8000원에서 59만6000원으로 늘어났다는 거다. 연평균 5.9% 상승이니, 월급 상승률의 거의 두 배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근로소득세만 해도 13만1626원에서 20만5138원으로 5년간 연평균 9.3% 증가했단 말이다. 임금 상승률의 거의 3배 가까이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을 정도로 세금만 폭증했다. 사회보험료도 마찬가지로 31만6630원에서 39만579원으로 연평균 4.3% 상승했으니, 결국 세금과 보험료 부담이 월급 상승을 완전히 잡아먹어 버린 거다.
직장인의 실수령액은 결국 2.9%... 그 정도만 진짜 벌었다는 뜻
가장 슬픈 부분이 바로 이거다. 우리가 실제로 손에 쥐게 되는 월급은 2020년 307만9000원에서 2025년 355만8000원으로 겨우 연평균 2.9% 올랐다. 명목상 월급은 3.3% 올랐는데, 세금과 보험료 때문에 실제 수령액은 2.9%까지 떨어졌단 얘기다.
이건 말 그대로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못 버는 상황인 거다.
더 충격적인 건, 임금 중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2.7%에서 14.3%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내가 받는 월급의 14%를 넘게 세금과 보험료로 내주고 있다는 뜻이니, 직장인들이 '유리지갑'이라고 불평하는 게 그냥 투정이 아니라 현실이 맞다.
왜 이런 일이? 소득세 기본공제액이 16년째 동결 중이라니
이런 상황이 된 이유를 찾아보니 그 원인이 명확했다. 소득세 기본공제액이 2009년 이후 16년째 동결되어 있다는 거다. 인플레이션은 계속 일어나고 임금은 계속 올라가는데, 기본공제는 꼼짝도 안 한 거다. 그 결과 월급이 올라도 세금을 더 많이 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거다.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도 2023년에나 겨우 조정됐는데, 6% 세율 구간이 12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15% 구간이 4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소폭만 개편했다. 이건 정말 미미한 수준이다. 의도적인지 모르겠지만, 정부는 사실상 직장인들의 월급이 올라갈 때마다 자동으로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도록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상의 조용한 증세인 거다.
물가까지 올라오니까 정말 더 이상하다
세금과 보험료 얘기만 해도 답답한데, 생계비까지 확인해보니 더 한심했다. 필수생계비의 연평균 상승률이 3.9%라고 한다. 이건 우리가 실제로 손에 쥐는 월급 상승률 2.9%보다도 높다는 뜻이다. 즉, 우리는 돈을 못 버는데 생활비는 더 빠르게 올라간다는 거다.
- 특히 전기, 가스, 식료품, 외식비 같은 필수생계비가 심각했다.
- 전기(6.8%), 가스(7.8%), 기타연료·에너지(10.6%)까지 치솟았다.
밥 먹고 불 켜고 사는 데 드는 돈이 우리 봉급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제 직장인들이 뒷목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확실해졌다.
한경협이 제시한 해법, 과연 실현될까?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경제인협회는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제안했다. 말 그대로 물가에 따라 과세표준 구간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제도다. OECD 회원 38개국 중 미국을 포함한 22개국이 이미 시행 중이라고 한다. 우리도 이걸 따라갈 때가 됐다는 뜻이다.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세수가 최소 28조원에서 최대 82조4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고, 정부 입장에서는 이 정도 손실을 감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한경협은 이에 따른 대책으로 국내 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33%에서 일본(15.1%), 호주(15.5%) 수준으로 낮춰 조세 기반을 넓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 손봐야 할 부분들
세금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사회보험료도 문제다. 코로나19 이후 구직급여 지출과 취약계층 의료비가 늘어나면서 고용보험과 건강보험 보험료율이 인상됐고, 내년에는 장기간 동결됐던 국민연금 보험료율도 인상이 확정되어 있다. 직장인들의 부담이 더 늘어날 거라는 뜻이다.
그래서 한경협은 구직급여 반복수급을 막고, 건강보험 과잉진료를 줄이는 등 사회보험 지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한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농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을 상시화하고, 산지와 구매자 간 직거래를 늘리는 유통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직장인은 혼자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부와 기업들이 직장인 세금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물가연동제 같은 건 이미 선진국에서 수십 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기초적인 제도인데, 우리는 아직도 '세수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미루고 있다. 결국 직장인들의 부담은 계속 쌓여만 가고 있다.
월급 봉투를 받을 때마다 희미해지는 기대감... 이제 더 이상 개인의 노력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구조적인 문제를 풀지 않는 한,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손에 남는 돈은 계속 줄어들 것 같다. 정치권과 정부가 이 문제를 좀 더 진지하게 봐야 할 시점이 온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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