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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실적 전망 상향하며 반도체 시장 훈풍 불다 |
2025년 12월 2일,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가 2026 회계연도 3분기(2025년 12월 31일 종료)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조정된 매출액은 11억 4,900만 달러(한화 약 1조 5,400억 원)로 예상되며, 이는 순차적으로 약 1% 성장, 전년 대비 12% 성장을 의미한다. 특히 조정 EPS(주당순이익)를 주당 0.40달러(한화 약 540원)로 상향 조정한 것이 주목할 점이다. 이 소식에 MCHP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갑작스러운 상향 조정, 뭐가 달라졌나?
처음 공시된 가이던스는 매출액 11억 900만 달러에서 11억 4,900만 달러 사이, 조정 EPS 0.34달러에서 0.40달러 사이였다. 그런데 2개월이 지난 지금, 마이크로칩은 그 범위의 최상단을 노크하고 있다. CEO 스티브 상히의 설명이 명확하다.
"분기 시작 두 달이 지난 지금, 당사의 실적은 11월 6일 실적 발표 당시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11월까지 주문 활동이 강세를 유지했으며, 현재 분기 주문 잔고가 예상을 웃돌고 있다"
특별히 주목할 점은 백로그(미처리 주문)가 예상보다 잘 채워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백로그는 곧 미래의 매출과 현금흐름을 보장하는 자산이다. 고객들이 실제로 제품을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이니까. 지난 몇 분기 동안 업계 전반이 재고 조정의 고통을 겪었던 걸 생각하면, 이런 소식은 정말 신선하다.
마이크로칩의 정체성,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기
마이크로칩은 사실 화려한 AI 칩으로 유명한 회사가 아니다.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아날로그 반도체, 혼합 신호 칩 같은 '지루하지만 필수적인' 제품들을 만든다. 더 쉽게 말하면, 자동차에 들어가는 제어 시스템, 산업용 로봇의 뇌 같은 칩들이다. 스마트홈 기기, 의료기기, 데이터센터... 이런 곳들 어디든 마이크로칩의 제품이 숨어 있다. 약 12만 3,000명의 고객을 두고 있으니, 그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AI 칩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심해지는 와중에, 마이크로칩 같은 '필수 부품 제조사'의 수요는 오히려 더 안정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경기가 어떻게 돌아가든, 자동차는 계속 만들어져야 하고, 산업용 기계는 계속 움직여야 하니까.
수주 활동의 강화, 시장의 신호탄
마이크로칩이 상향 조정까지 하면서 강조한 부분이 바로 "예약 활동이 강하다"는 거다. 이건 단순 수치 개선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업체들은 분기 시작 이전에 가이던스를 제시한다. 그 시점에 이미 상당 부분의 수주가 확정돼 있다는 뜻이다. 근데 2개월이 지난 후 상향 조정한다는 건, 그사이에 예상 밖의 추가 수주가 들어왔다는 의미다. 이건 마이크로칩 혼자만의 호재가 아니다. 전체 산업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주목할 건 이 수주 활동이 3월 분기까지 계속된다는 CEO의 언급이다. 즉, 오늘 들어온 주문이 앞으로도 꾸준히 들어올 거 같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 반도체 산업에서는 이런 가시성(visibility)이 얼마나 귀한지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발언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것이다.
마진 개선의 재개, 회복의 신호
마이크로칩은 회사 재건 과정에서 9가지 복구 계획 및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핵심은 다음 세 가지다.
- 1. 재고 수준 감축: 과거 과잉 생산했던 제품들을 정리하는 과정
- 2. 총 마진 개선: 원가 절감 및 판가 인상 전략
- 3. 영업 마진과 주당순이익 개선: 전체적인 경영 효율성 향상
흥미로운 건, 이런 복구 계획들이 이번 분기에 이미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조정 EPS가 기존 가이던스의 최상단으로 올라갔다는 건, 이미 비용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다.
자동차와 산업용 시장, 마이크로칩의 핵심 성장 엔진
마이크로칩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자동차와 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차량 내 네트워킹을 위한 LAN866x 디바이스 제품군을 출시했고, 산업 자동화용 고정밀 온도 센서 칩(MCP9604) 같은 신제품도 계속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자동차와 산업에 집중할까? 간단하다. 이 두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 스마트 팩토리의 확산,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 수요 증가... 이 모든 게 마이크로칩의 제품이 필요한 분야들이다.
12% 전년 대비 성장, 반도체 회복의 신호탄
이번 가이던스 상향의 핵심을 숫자로 풀어내면, 전년 대비 12% 성장이다. 반도체 업계가 지난 1~2년 동안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생각하면, 이 숫자는 결코 작지 않다.
2024년 중반 이후 반도체 산업은 재고 조정의 터널에 빠져 있었다. 고객들이 창고에 쌓인 칩을 다 써버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백로그가 쌓이고 있고, 신규 주문도 들어오고 있다.
그래도 조심스러운 낙관주의
⚠️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할 리스크
- 과거 악재의 잔재: 사이버 공격 영향의 완전한 해소 여부 불명확
- 중국 시장 리스크: 미중 기술 경쟁 격화에 따른 타격 가능성
- 경쟁 심화: TI, NXP 등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
- 경기 침체 가능성: 경제 둔화 시 회복세 둔화 우려
마이크로칩 투자 전략, 어떻게 접근할까?
이런 배경 속에서 마이크로칩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여기 몇 가지 관점이 있다.
📊 단기 관점
실적 전망 상향으로 상승 모멘텀 유지 가능성 높음. 단, 급등 후 조정 주의.
📈 중기 관점 (6개월~1년)
다음 두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지가 진짜 회복의 열쇠.
🚀 장기 관점 (1년 이상)
자동차 전동화, 산업 4.0 등 구조적 성장세 유효. 마진 개선이 지속된다면 매력적.
마지막 생각: 지루함의 가치
투자를 할 때 사람들은 대개 화려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AI의 미래, 혁명적 기술, 급등할 주가... 이런 것들 말이다. 하지만 가장 견고한 투자는 대개 지루한 데서 나온다.
마이크로칩이 바로 그런 회사다. AI 때문에 주목받지도, 혁명적으로 상장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필요하고, 꾸준히 팔리고, 꾸준히 이익을 낸다. 이번 실적 전망 상향도 화려한 신상품 때문이 아니다. 그냥 고객들이 제품을 더 많이 주문했을 뿐이다.
지루할수록 안전하고, 안전할수록 확실하다. 이게 바로 마이크로칩이 오랫동안 생존해 온 이유이고, 앞으로도 계속 생존할 이유다. 혹시 당신의 포트폴리오에 이런 '지루한 가치'가 부족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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