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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치균이 사라졌다는 말, 정말일까? 케피어 열풍 속 숨겨진 진실 |
뉴스에서 본 그 제목 기억하세요? "케피어 마셨더니 충치균이 사라졌다". 장 건강까지 좋아진다니까 얼른 사 먹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근데 정말 그럴까?
요즘 케피어가 '슈퍼푸드'처럼 떠오르면서 많은 사람이 혹하고 있는데, 언론 보도와 실제 연구 결과 사이에는 꽤 큰 온도차가 있더라고요. 오늘은 그 차이가 정확히 뭔지 알아 봤습니다.
화려한 제목의 함정, "사라졌다"는 과장에 가깝다
먼저 핵심부터 짚어보죠.
호주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발표한 문헌고찰을 근거로 했어요. 그 결과를 보면 분명히 케피어 섭취가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에 변화를 일으킨다고 했습니다. 근데 여기가 문제예요.
언론에서는 "충치균이 사라졌다"고 표현했는데, 실제 리뷰 논문을 직접 보면 "감소 경향" 수준이라는 거죠. 큰 차이 있지 않나요?
https://www.mdpi.com/2072-6643/17/24/3861
📊 그 연구팀이 검색한 범위
- 총 126편의 논문 중 9편만 최종 포함 (구강 4편, 장 6편)
- 추적 기간이 대체로 짧고 장기 추적 데이터 거의 없음
- 리뷰 결론: "케피어가 실제로 충치 위험을 줄였다고 결론낼 근거는 없다"
즉, 타액 속 뮤탄스 연쇄상구균(충치 원인균)의 수치는 낮아지는 경향이 보인다. 하지만 "충치가 실제로 줄어들었는가"는 별개 문제라는 뜻입니다. 뭔가 좀 막 다른 느낌 아닐까요?
그럼 구강 건강 효과는 정말 없다는 뜻일까?
아니에요. 여기서 너무 부정적으로 갈 필요는 없더라고요.
포함된 4개 연구 모두에서 케피어 섭취 후 타액 내 충치균 감소가 관찰됐거든요. 특히:
문제는 이거예요.
"그게 실제 충치 발생을 막는다"는 건 다르다
는 거.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전자만 본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후자를 확인하려면 수년 단위의 장기 추적 임상이 필요한데, 그건 아직 없다는 뜻.
그럼 어떻게 해석할까요? 케피어에 포함된 유산균과 효모가:
- 치아 표면에 충치균이 강하게 부착하는 걸 방해하고
- 산성 환경을 완화해 충치균이 우세해질 조건 자체를 약화시킨다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메커니즘입니다. 다만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는 게 정직한 표현이에요.
장 건강은? "사람에 따라 들쭉날쭉"이 현실이다
장 건강 부분은 더 복잡합니다.
같은 Nutrients 리뷰를 보면
- 건강한 성인: 변화가 작거나 개인차가 큼
- 특정 질환군 (대사증후군, IBD, PCOS, 중환자 등): 일부 지표 개선 사례 있음
문제는 "일관된 패턴"이 없다는 거예요. 연구마다
그래서 "케피어 먹으면 장이 좋아진다"는 말은 "어떤 사람이,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어떤 종류의 케피어를 먹으면" 이라는 조건이 붙어야 정확한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식이보충제실(ODS)의 입장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정량 투여 시 건강상 이점이 있지만, 건강한 모든 사람에게 '일괄 권고'할 공식 권고는 없다. 균주·제품·상태별로 근거가 다르다.
이건 꽤 솔직한 표현이잖아요. 즉, 케피어가 "만능"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 케피어, 먹어도 되는 건가?
식약처와 공공기관 기준으로는 안전합니다. 다만 몇 가지 알아둘 게 있어요.
한국 식약처와 식품안전나라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원료와 안전성 관련 공지가 누적되어 있고, 소비자원 평가 결과도 공개돼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허가된 제품이라면 안전성은 어느 정도 담보된다는 뜻.
이건 일반적인 프로바이오틱스 가이드라인과 같습니다.
결국 케피어는 뭐라고 봐야 할까?
케피어는 약 3,000년 전 코카서스 지역에서 발생한 발효 음료예요. 유산균, 초산균, 효모가 복합적으로 공존하는 게 특징이죠.
분명 장·구강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에 일정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구강 쪽은 비교적 일관된 결과가 나왔고요.
다만:
- ✔ "사라진다" ≠ "감소한다"
- ✔ "좋은 경향" ≠ "질병을 치료한다"
- ✔ "일부 개선 사례" ≠ "모두에게 효과"
이 구분이 중요합니다.
케피어를 마시는 것 자체는 문제 없습니다. 요구르트나 일반 우유 대신 마셔도 괜찮은 수준이에요. 다만 "이게 약처럼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는 내려놓는 게 합리적입니다.
혹시 특정 질환이 있다면 (IBS, 대사증후군 등) 의료진과 상담 후 시도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음식에 기대하는 게 점점 커지는 게 아닐까요? 언론도 화려하게 보도하고, 우리도 "혹시 이게 내 건강을 바꿔줄까" 하고 찾게 되고... 그 사이에서 진짜 과학은 좀 더 조용하게 "아직 모른다"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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