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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절세만 챙기면 끝일까 약국 세무 리스크가 커지는 이유 |
연말이 되면 약국 운영자든 근무약사든 마음이 급해집니다. “올해 공제는 뭐 챙겼지?”부터 시작해서, 놓친 항목이 있는지 뒤적이게 되죠. 그런데 요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공제를 ‘잘’ 챙기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 분위기라서요.
제가 체감하는 변화는 이거예요. 절세는 기술이고, 세무조사 대응은 습관에 가깝다는 것. 특히 약국은 거래 구조 자체가 촘촘해서(매입·재고·조제·비급여·카드 결제) “숫자가 말이 되느냐”를 들여다보기 좋은 업종이기도 합니다.
연말에 먼저 정리할 것 공제는 ‘추가’보다 ‘실수 방지’가 크다
연말에 가장 흔한 리스크는 “새 공제를 못 넣어서 손해”가 아니라, 기본공제를 잘못 넣어서 나중에 더 크게 물리는 케이스입니다.
- 기준은 '총급여'가 아니라 '소득금액'입니다.
- 연간 소득금액 100만 원 이하
-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총급여 500만 원 이하
근무약사라면 한 번 더 체크할 게 있습니다.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이 누락되는 경우가 은근히 많습니다. 청년(15~34세) 등은 감면율 90%, 과세기간별 한도 200만 원 구조라서, 해당되면 체감이 꽤 큽니다.
지금 당장 손대면 체감이 큰 절세 카드들
1. 노란우산공제는 “가입”만이 아니라 “연말 납입”이 관건
노란우산은 약국처럼 개인사업자 성격이 강한 업종에서 여전히 강력합니다. 2025년 납입분부터는 소득구간에 따라 최대 600만 원까지 공제 한도가 잡혀 있습니다. 포인트는 “가입해두면 되겠지”가 아니라, 해당 연도 공제로 연결되도록 납입 타이밍을 맞추는 것입니다.
2. 직원이 늘었다면 통합고용세액공제는 숫자가 크다
약국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이라, 채용을 했는데도 세제 혜택을 놓치면 아깝습니다. 통합고용세액공제는 청년·장애인·60세 이상·경력단절 등 ‘청년등’에 해당하면 중소기업 수도권 기준 1인당 1,450만 원처럼 금액이 크게 잡힙니다.
다만 가장 많이 미끄러지는 지점은 사후관리입니다. 처음 공제받은 해보다 근로자 수가 줄면, 줄어든 만큼 다시 납부 이슈가 생길 수 있어요.
3. 자동조제기·키오스크·조제 PC 교체는 통합투자세액공제 검토
자동조제기(ATC)나 키오스크, 조제용 PC·주변기기처럼 설비 투자가 생길 때 통합투자세액공제가 걸리면, 중소기업은 기본적으로 투자금액의 10%가 기본공제 축으로 잡힙니다. 사업장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해당하면 신규투자 제한이 엮일 수 있어, “증설”인지 “대체(교체)”인지 성격을 정리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4. 연금저축·IRP는 ‘가능하면’이 아니라 ‘조건 맞으면’이다
약국 원장 입장에서는 연금계좌가 절세와 노후 준비를 동시에 건드립니다.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 600만 원(퇴직연금 포함 900만 원), 공제율은 소득구간에 따라 15% 또는 12%가 적용됩니다.
5. 고향사랑기부금은 한도 자체가 커졌다
2025년부터 연간 상한액이 2,000만 원으로 확대되는 흐름이 잡혔고, 세액공제와 답례품 구조가 같이 움직입니다. 고소득 구간이라면 “세액공제 + 답례품” 조합이 꽤 실용적으로 느껴질 수 있죠.
요즘 세무 리스크는 절세가 아니라 ‘매출 누락 의심’에서 터진다
여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연말 공제는 ‘더하기’라면, 세무조사 포인트는 ‘빼기’ 의심에서 시작되거든요.
⚠️ 주의해야 할 리스크 포인트
- 카드 포인트·마일리지는 "수익": 약국이 구매카드로 결제하고 받은 마일리지·적립금은 사업소득 총수입금액에 산입됩니다.
- 리베이트는 끝까지 추적: 제공자 조사에서 멈추지 않고, 수수자까지 소득세 과세를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시그널이 반복됩니다.
- 재고와 매출의 연결: 매입(유통 데이터)–재고–매출이 논리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설명 요청이 들어오기 쉽습니다.
약국 세무조사 대비는 ‘서류’가 아니라 ‘루틴’으로 만든다
연말에 한 번 정리하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대신 아래 루틴을 만들어두면, 조사라는 단어가 나와도 표정이 덜 흔들립니다.
- 카드 포인트/캐시백 관리: 적립 내역을 월 단위로 모아 잡수입 처리 기준을 세워두기
- 매입–재고–매출 연결: 월말에 재고 수량·금액이 매입과 조제/판매 흐름으로 설명되는지 점검하기
- 세금계산서·계산서 누락 점검: 증빙 형태가 신고에 반영됐는지 확인하기
- 고용 공제 사후관리: 공제 신청보다 인원이 흔들리지 않는 구조 만들기
- 투자 공제 메모: ‘교체’인지 ‘증설’인지 성격 정리해두기
내가 권하는 연말 체크리스트 10개
- 기본공제 대상 가족 소득요건 재확인
-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해당 여부 확인
- 노란우산 납입액이 해당 연도 공제로 연결되는지 점검
- 연금저축·IRP 납입 여력과 인출 제약을 같이 검토
- 고향사랑기부금 한도와 세액공제 구조 확인
- 직원 채용·유지 계획과 통합고용세액공제 적용 가능성 점검
- ATC·키오스크·전산 교체 투자 성격 정리(교체/증설)
- 카드 포인트·캐시백을 총수입금액에 반영하는 방식 확정
- 재고 장부와 실제 재고 차이 원인 기록 습관화
- 올해 특이 거래(지원금·협찬·프로모션 등) 증빙 파일 정리
연말은 늘 비슷해 보이는데, 리스크의 성격은 계속 바뀝니다. 예전엔 “공제를 얼마나 챙겼냐”가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숫자가 얼마나 투명하게 이어지느냐”가 더 앞에 서는 느낌이에요.
여러분의 약국은 어떤 쪽에 더 가깝나요. 공제는 잘 챙겼는데, 포인트·재고·부수익 쪽이 찜찜한 상태일까요? 아니면 애초에 루틴이 잡혀 있어서 연말이 그저 점검 시즌에 불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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