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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수기가 말레이시아를 정복한 이유 |
쿠알라룸푸르의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광고가 있답니다. 바로 코웨이 정수기. 말레이시아에 가본 사람들은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코웨이 정수기 모르면 간첩이라고 해야 할 정도"라고요.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는 그만큼 깊숙이 현지인들의 생활에 박혀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3분기만 해도 1조365억원의 매출을 올린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법인이 어떻게 이 정도의 위치까지 올라왔는지, 그 이면의 이야기가 참 궁금하거든요.
처음엔 정수기 자체가 낯선 나라에서 출발했어요
2006년만 해도 말레이시아는 정수기가 거의 불필요한 나라였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개념 자체가 없었죠. 당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게 당연했어요. 노후화된 상수도 인프라 때문에 수돗물 품질이 좋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마트에서 생수를 사 먹는 게 일상이었어요. 누군가 필터를 통해 수돗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마실 수 있다는 개념? 아예 없었던 거죠.
이때 등장한 게 코웨이였어요. 하지만 회사는 처음부터 제품만 팔려고 한 게 아니었어요.
렌탈 서비스라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다
2007년, 코웨이는 한국에서 성공한 렌탈 시스템을 그대로 말레이시아에 도입했어요. 당시 말레이시아의 정수기 업체들은 대부분 제품만 팔았거든요. 소비자가 직접 필터를 갈아 끼우고 유지보수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코웨이의 '코디 시스템'이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정기적으로 누군가가 집에 와서 필터를 교체해주고,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가 생긴 거죠.
📈 놀라운 성장세
2007년 대비 2022년에는 누적 계정이 278만개까지 증가했습니다. 처음엔 한국 교민들과 프리미엄 가구층부터 시작됐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일반인까지 퍼져나갔죠.
무슬림 인구를 위한 작은 배려가 만든 큰 기적
그런데 진짜 터닝포인트는 2010년이었어요. 코웨이가 뭔가 다른 접근을 시도했거든요. 바로 '할랄(HALAL) 인증'을 획득한 거예요.
할랄 인증이 뭐냐고요? 무슬림이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이나 제품임을 증명하는 거예요. 말레이시아 인구의 60~70%가 무슬림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건 정말 똑똑한 전략이었어요. 왜냐하면 코웨이는 "마시는 물도 식품이다"라는 발상의 전환을 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정수기도 할랄 인증이 필요하다고 본 거죠.
결과는 놀라웠어요. 2010년 한 해 동안 고객 계정이 전년 대비 160% 증가했어요. 그야말로 폭발적 성장이었어요. 이제 정수기를 쓰는 게 종교적으로도 안심할 수 있고, 위생적으로도 좋은 선택이 됐으니까요.
현지 문화까지 파악한 제품 개발
흥미롭게도 코웨이의 현지화 전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깊이 들어갔거든요.
예를 들어, 현지인들이 온수를 자주 마신다는 걸 알아챈 코웨이는 온도를 6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특화 정수기를 개발했어요. 실제로 말레이시아는 더운 나라이지만, 실내에서는 에어컨이 많아서 따뜻한 물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거든요. 이처럼 단순히 제품을 팔기만 한 게 아니라, 현지 문화를 이해한 후 맞춤형 제품을 만든 거죠.
수치가 말해주는 성공의 크기
시간이 지나면서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사업은 그저 작은 해외 지사가 아니라, 전체 회사 실적의 중심이 되어버렸어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코웨이 전체 매출이 3조6882억원인데, 말레이시아만 1조365억원을 기록했거든요. 전체 매출의 28% 이상을 차지하는 거예요.
📊 2025년 3분기 실적 하이라이트
- 말레이시아 매출: 1조 365억원 (전년 동기 대비 21.9% 성장)
- 영업이익: 633억원 (40% 이상 확대)
- 누적 계정: 346만개
정수기 넘어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
시간이 지나면서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포트폴리오도 진화했어요. 처음엔 정수기 하나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공기청정기, 매트리스(비렉스), 안마의자, 에어컨, 세탁건조기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거든요. 한 가지 제품에만 의존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여러 제품 범주에서 고객들을 만나고 있는 거죠.
결국, 신뢰가 만든 사업의 진짜 가치
말레이시아에서 코웨이의 성공을 보면서 떠올리게 되는 질문이 있어요. 정수기가 정수기일 뿐이라면, 다른 기업들과 뭐가 달랐을까?
답은 단순했어요. 코웨이는 처음부터 '물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신뢰를 파는 회사'였던 거죠. 낯선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있던 사람들을 이해하고, 정기적인 관리 서비스로 그 불안감을 덜어줬어요. 종교적 신앙이 중요한 지역에서는 할랄 인증을 받아 문화를 존중했고, 현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해 맞춤형 제품을 만들었어요.
19년에 걸친 공들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에요. 처음 몇 년은 시장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을 거고, 고객들의 신뢰를 쌓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했을 거예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현지 시장에 뿌리를 내리니 이제는 '정수기의 대명사'가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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